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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영어 등급 (절대 평가, 최저 학력 기준, 등급 올리기)

by changemyself1 2026. 5. 3.

 

수능 성적표를 받아 든 순간, 모의평가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던 등급이 찍혀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올해 수능에서 영어 3등급을 받고 재수를 고민하는 학생들이 실제로 그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저도 입시 현장에서 이 장면을 해마다 목격하면서, 왜 이 문제가 반복되는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역대 최저 1등급 비율,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


2026학년도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이 3.11%를 기록했습니다. 전체 응시자 55만 4,174명 중 단 15,154명만이 90점 이상을 받아 1등급을 받은 것입니다([출처: 한국교육과정평가원](https://www.suneung.re.kr)).

절대평가(Absolute Grading System)란 다른 수험생과 비교하지 않고 본인의 원점수만으로 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90점 이상이면 몇 명이 됐든 전원 1등급이 되는 구조입니다. 이 제도가 2018학년도 수능에 처음 도입될 때만 해도 사교육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가 분명했습니다. 실제로 첫 해 1등급 비율은 10.03%로 출발했고, 2021학년도에는 12.66%까지 오르면서 이른바 '물영어' 논란이 일었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저도 그 흐름을 곁에서 지켜봤는데, 2021년 이후로 난이도가 조여들기 시작하면서 1등급 비율이 들쭉날쭉한 우하향 곡선을 그려왔습니다. 2024학년도 4.71%, 2025학년도 6.2%, 그리고 이번 2026학년도 3.11%라는 숫자는 그냥 통계가 아닙니다. 교육계 일선에서는 이상적인 1등급 비율을 6~8% 수준으로 보고 있는데, 이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번 수능에서 최소 1만 8천 명, 최대 2만 9천 명의 학생이 마땅히 받았어야 할 1등급을 받지 못한 셈입니다.

 

절대평가인데 왜 이렇게 어렵나: 난이도와 사교육의 역설


수능 영어 지문의 난이도를 측정할 때 ATOS 지수(Advantage TOEIC Online System, 영어 지문의 독해 난이도를 학년 단위로 수치화한 지표)라는 기준을 사용합니다. ATOS 지수는 숫자가 높을수록 학년 수준이 높다는 뜻인데, 2025학년도 수능 영어의 평균 난이도는 9.81학년으로 고등학교 영어Ⅱ 교과서 4종의 평균인 8.21학년보다 2학년 이상 높았습니다([출처: 사교육걱정없는세상](https://www.noworry.kr)). 지문 중 최고 난도는 무려 13.84학년으로, 교과서 최고 난이도와 비교해 5학년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저는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어이가 없었습니다. 교과서로는 도달할 수 없는 수준의 지문을 수능에 내고 있다는 것인데, 이것이 사교육 완화를 위해 도입한 절대평가의 현실이라니요.

수능 최저학력기준(수능 최저)은 수시 전형에서 대학이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수능 등급 조건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3합 5'는 수능 주요 3개 과목의 등급 합이 5 이내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영어가 절대평가이다 보니 많은 학생들이 수능 최저를 충족하는 과목으로 영어를 계획에 넣는데, 이번처럼 예측 불가한 난이도 급등이 일어나면 그 전략이 통째로 무너집니다.

 

등급별로 다르다: 내 상황에 맞는 공부법


저는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등급대별로 문제를 틀리는 패턴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직접 확인해 왔습니다. 그냥 열심히 공부하라는 말로는 절대 해결이 안 됩니다.


등급별 핵심 공략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5~9등급: 어휘력이 부족해 문제 자체의 해석이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매일 50~100개씩 어휘를 암기하는 것이 최우선이고, 듣기 문제는 독해보다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기출 듣기를 매일 반복해서 빠른 점수 확보에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 3~4등급: 듣기는 어느 정도 잡혀 있지만 5~8페이지의 고난도 유형, 즉 빈칸 추론, 무관한 문장 찾기, 문장 삽입, 글의 순서 배열, 요약문 완성 유형에서 실점이 집중됩니다. 제 경험상 이 등급 학생들의 가장 큰 적은 시간 배분 실패입니다. 8페이지 장문을 먼저 풀고 나서 5~7페이지로 넘어가는 역순 전략이 생각보다 효과적입니다. 3점짜리 고난도 문제를 과감히 포기하고 2점짜리를 모두 맞추는 전략도 유효합니다.
- 1~2등급: 시간을 재면서 고난도 문제를 반복 풀고, 오답노트를 통해 틀린 이유를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최근 출제 경향상 정답과 매우 유사한 매력적인 오답 선지, 이른바 함정 선지가 늘어나고 있어서 답을 고를 때 "왜 나머지 선지가 오답인가"를 말로 설명할 수 있어야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들쭉날쭉 난이도, 수험생이 대비할 수 있는가


제가 가장 답답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2025년 6월 모의평가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이 19%에 달했는데, 같은 해 수능에서 3.11%가 나왔습니다. 1년 안에 같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1등급 비율이 19%에서 3%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은, 수험생 입장에서는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근거 자체가 없다는 뜻입니다.

수험생들은 6월과 9월 모의평가(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공식 모의시험)를 기준으로 본인의 예상 수능 등급을 계산하고 수시 지원 전략을 세웁니다. 모의평가는 수능 출제 기관이 직접 시행하는 사전 점검 시험이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6월 모의평가 영어 1등급이 19%라면, 대부분의 학생은 본인이 1등급 또는 2등급 안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하고 수능 최저 전략을 짭니다. 이 전제가 무너지면 수시 전략 전체가 흔들립니다.

저는 이 문제가 제도의 문제라고 봅니다. 절대평가를 유지하면서도 1등급 비율을 일정 범위 안에서 안정시키는 방향의 출제 원칙이 필요합니다. 수험생이 변수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결과가 운에 달리는 구조가 됩니다.

수능 영어 절대평가가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것은 맞지만, 지금처럼 난이도가 해마다 예측 불가능하게 출렁이면 오히려 "올해는 어렵게 나올 수 있으니 대비해야 한다"는 사교육 수요를 더 자극하는 역설이 생깁니다. 제도의 취지를 살리려면 출제 안정성이 먼저 확보되어야 한다는 점을 평가 당국이 정면으로 마주해야 할 시점입니다.

현재 수험 준비 중인 분이라면, 일단 6월과 9월 모의평가 결과에 과도하게 의존해서 수능 최저 계획을 짜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두시길 권합니다. 영어는 보수적으로 잡고, 다른 과목으로 수능 최저를 충족하는 플랜 B를 반드시 준비해 두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이 글은 입시 현장에서의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입시 컨설팅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지원 전략은 담임 선생님이나 진학 상담 전문가와 함께 검토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