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학년도 김포외고 일반전형 경쟁률이 1.32대 1로 올라섰습니다. 2022학년도에 0.74대 1까지 떨어졌던 학교가 4년 만에 이 숫자를 찍었다는 게 다소 놀라웠습니다. 최근 상담에서 이 학교 진학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중3 학생을 만났는데, "안양외고(2025년 서울대 수시 합격 11명)나 과천외고(2025년 서울대 수시 합격 11명)에 진학하는 게 낫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러면 내신을 챙기는 것이 너무 부담이 된다"는 이야기를 하기에 이 학교를 좀 더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경쟁률 흐름으로 읽는 김포외고의 현재 위치
일반전형 경쟁률만 보면 2022학년 0.74대1, 2023학년 0.97대 1, 2024학년 1.11대 1, 2025학년 1.27대 1, 2026학년 1.32대 1로 4년 연속 상승세입니다. 다만 정원내 전체 기준으로는 2025학년 1.14대 1에서 2026학년 1.13대 1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이었습니다. 사회통합전형 경쟁률이 0.64대 1에서 0.40대 1로 크게 빠진 탓입니다.
전공어별 경쟁률도 흥미롭습니다. 2026학년도 일반전형 기준으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중국어: 1.44대1 (41명 모집, 59명 지원)
- 일본어: 1.37대1 (41명 모집, 56명 지원)
- 영어: 1.24대1 (84명 모집, 104명 지원)
중국어와 일본어 전공이 영어 전공보다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은 사실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이 현상의 원인을 취업 시장에서 중국어·일본어 수요가 여전하다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인식으로 이해해야 할지 아니면 중국어와 일본어과가 영어과보다 입학하기에 좀 더 수월하다고 인식하는 탓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개념이 있습니다. 김포외고의 경우 전체 모집 정원 208명 중 42명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별도 정원으로 선발하는 사회통합 몫으로 배정되어 있는데, 이 전형의 경쟁률이 대폭 하락했다는 것은 일반전형 지원자 증가세와는 별도로 해석해야 합니다. 일반전형만 놓고 보면 분명 경쟁률이 상승추세인 학교입니다.
대입실적과 내신등급 경쟁, 어떻게 볼 것인가?
상담했던 학생이 받은 조언의 요지는 간단합니다. "김포외고는 대입 실적이 아쉬우니 안양외고나 과천외고로 가라." 그런데 제 경험상 이 조언은 반만 맞습니다.
대입 실적을 보면, 김포외고는 2025학년도 서울대 수시 합격자 4명을 배출했습니다. 2022학년도 5명, 2023학년도 4명과 비슷한 수준으로, 최상위권 실적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습니다([출처: 베리타스알파](https://www.veritas-a.com)). 4년제 대학 진학률도 73.5% 이상으로 경기도 내 외고 중 상위권 수준입니다. "실적이 아쉽다"는 표현은 경기권 최상위 외고들과 단순 비교한 결과이지, 절대적인 수준이 낮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더 중요한 건 내신등급입니다. 여기서 내신등급이란 석차등급제를 가리키는데,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목표로 하는 학생에게 내신등급은 서류 평가의 핵심 항목 중 하나입니다. 학종이란 내신 성적뿐 아니라 학교생활기록부에 담긴 활동 이력, 교과 세부 특기사항, 독서, 수상 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수시 전형입니다. 단순히 점수가 높다고 유리한 게 아니라 "이 학생이 무엇을 왜 공부했는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안양외고나 과천외고에 진학하면 내신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걱정은 나름대로 근거 있는 걱정입니다. 제가 직접 여러 외고 졸업생들을 상담해봤는데, 비슷한 실력의 학생들이 같은 노력을 기울여도 상위 외고에서는 아무래도 더 낮은 내신등급을 받는 경우를 꽤 봤습니다. 학종에서는 내신이 무너지면 활동이 아무리 좋아도 서류에서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포외고처럼 입결이 상대적으로 낮은 학교에서는 경쟁 밀도가 낮아 내신 관리가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다는 점을 전략적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기숙사 환경과 학종 준비, 김포외고가 맞는 학생은 따로 있습니다
김포외고가 월곶면이라는 꽤 외진 위치에 있다 보니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합니다. 교통이 불편하다는 약점이 오히려 면학 분위기를 만드는 강점으로 작용하는 구조입니다. 인강실이나 면학실 같은 자율 학습 시설도 갖추어져 있어, 스스로 학습 루틴을 잡을 수 있는 학생에게는 집중도 면에서 유리한 환경입니다.
여기서 학생부종합전형 준비 측면을 한 번 더 짚겠습니다. GFL 진로탐색·탐구·연구 프로그램이나 SRP(주제 심화 탐구), 학문 탐구 경연(학술제), 글로벌 페스티벌 같은 중점 특색 프로그램들은 학종에서 요구하는 교과 연계 활동과 자기 주도성을 보여주는 데 적합한 구조입니다. SRP란 학생이 스스로 주제를 설정하고 심화 탐구를 진행한 뒤 결과물을 내는 프로그램으로, 학교생활기록부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란에 담기기에 적합한 활동입니다. 이 란은 입학사정관이 학종 심사에서 특히 주목하는 항목 중 하나입니다.
제 경험상 학종 준비는 거창한 스펙보다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깊이 파고든 흔적이 더 중요합니다. 김포외고의 프로그램 구성은 그런 흔적을 남기기에 나쁘지 않은 환경입니다. 단, 외국어·인문계열 진학을 목표로 하고, 기숙사 생활에 대한 심리적 준비가 된 학생이어야 이 환경이 맞습니다.
김포외고가 모든 학생에게 맞는 선택은 아닙니다. 하지만 안양외고나 과천외고에서 내신 경쟁에 치이느니 김포외고에서 내신을 잡고 학종을 차분히 준비하겠다는 전략은 충분히 합리적입니다. 상담했던 학생에게도 이 이야기를 했는데, 결국 자신이 어떤 환경에서 더 잘 성장할 수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학교 선택보다 앞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쟁률 숫자보다 그 학교 안에서 내가 어떤 위치에 있을지를 먼저 그려보는 것, 그게 외고 선택의 출발점입니다.
이 글은 입시 상담 경험과 공개된 입시 자료를 바탕으로 한 개인적인 의견이며, 전문적인 진학 지도 조언이 아닙니다. 학교 선택은 반드시 담임 교사나 입시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학비에 대한 부분은 '외고 학비 현실'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